멀리서 시간이 들린다, :: 2009/12/26 23:37
한 열두시간 잠에 들었다 깼다를 반복한것 같고,
일어나선 유부초밥과 오징어짬뽕 사발라면을 먹었다.
그리고, 그뿐만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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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상황은 극단적인 성향의 양면성을 띄고,
'1'이라는 숫자로 감동하면서 불현듯 떠오른 '10'이라는 또다른 이면탓에
더불어 서글퍼 진다거나 덜컥 겁에 질린다.
버스 왼편 좌석에 앉으면 강한 볕을 받기 일쑤라는 것쯤은
스무살 통학버스편으로 깨닫게 된지 오래나,
그 볕을 받는것은 묘한 매력이 실려있어 남들은 모두 싫어하나
구지 찾아가 앉곤 한다.
눈이 시릴정도로 내리쬐는 볕을 비집어 내고 보이는 차창밖의 풍경은
마치 과거를 회상하듯 뿌연 인상과 알수 없는 코끝의 찡함을 선사하고,
그저 그냥 그대로 아무것도 추억할것 없음에도 불구하고
추억의 나락으로 떨어트린다.
공유하고만 싶던 내가 경험한 서른해동안의 모든 기억도,
행복했던 찰나의 저릿한 기억도,
이젠 그런 것들이 아니라도 잘 살아갈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의 과거를 이야기 하지 않아도 그런 나를 이해시키지 않아도
그냥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여 줄것 같단 생각에.
또다른 삶 하나를 배우고 있는것 같다.
상대를 이해하고 알아가기 위해선 그의 살아온 전부를 다 볼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생각했던 순간도 있었던게 사실이기도 하다.
지금의 생각은 조금 바뀐것도 사실이다.
언젠가 누군가와의 식사자리에서, 인간관계라는거 참으로 어렵다며
도통 이해할수 없을 것 같다며 한탄을 뿜던 순간, 내가 내뱉은 말은,
이해하려 애쓰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다. 그냥 그의 행동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그게 어렵다면 관계를 유지하지 않으면 되는것 뿐이라 말했다.
내 혀로 뱉어진 단순한 그 한두문장처럼 쉬운일이 될수 있을까.
지금 가장 겁이나는 것은,
고요해진 나의 감정선이 어느 순간 예전그대로 돌아가게 될것만 같아,
다시금 그런 때가 오면 다신 살아나올수 없을것 같단 확신에 찬 생각때문이다.
모든 상황에 예민하지 않게 웃으며 넘길수 있고,
사소한 작은 일들에 머리를 쥐어짜며 생각하지 않아도 괜찮을 만큼 평온한 상태의 내가
다시금 예전 그대로 돌아가게 될 것만 같아,
그 일이 가장 겁이 난다. 순간순간 혼자의 시간에 이유도 없이 우울함을 느끼고
요즘 너무 울지 않는 것 아닐까 하는 메말라 가는것 같은 감성에 두려워하고,
일어나는 모든 감정에 충실하다보면 다시 그렇게 될 것 만 같아
억지로 감정을 추스리고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
어떤것이 가장 나은 행동일까-
애정이 넘쳐나는 가정을 지내온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부끄럽지 않은 가족의 모습이라 생각해왔는데,
(나의 이십대 초반의 감정이 어땠을지라도)
그런 가족을 일군 엄마와 아빠에게 이제와서야 따뜻한 마음을 품고는 있지만,
그래도 엄마처럼 아빠처럼의 가족은 그리고 싶지않다.
예순을 바라보며 여전히 같은 고민을 하고 같은 일들에 아무것도 할수 없는,
삼십여년을 자신을 버리고 일구어야 했던 많은 일들에, 앞으로 또 얼마간을 그러해야하는지에 대해.
삶은 끊임없이 불확실하다. 불확실함에 살아갈만 하다고는 하지만,
그러함에 가장 결정적인 결정을 하는 결정적 순간이 오면 피하고 싶어지는 것도 사실일게다.
허나, 피할수 없는 결정을 선택해야 함을.
그런것이 책임감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진 않다. 그리고 그것은 결코 책임감은 아니다.
오늘, 엄마의 감정을 읽으며, 성질이 나고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지만,
그래서 하는 내 행동에 엄마는 분명 슬퍼하고 말것이니까, 또 조용히 마음을 다듬어본다.
하지만, 내일 아침 눈을 떠, 풀리지 않은 감정에 그냥 지금 생각하고 있는 그대로 행동할지도 모르겠다.
아직은 나를 위해서만 살고 싶은데,
이젠 좀 힘들것도 같다. 그것또한 나를 위해 사는것이라 생각이 들기도 한다.
크리스마스 :: 2009/12/25 23:01
크리스마스에 눈이 오네 비가 오네 말이 많다가
결국 하루전, 비가 올것 같다 했다.
헌데 부시시 눈을 떠 창밖을 보니 함박눈은 아니지만
그래도 제법 괜찮은 많은 눈이 내리고 있었다.
베이컨에 토스트, 커피한잔
감자전과 복분자와인
골뱅이소면에 쏘주두어잔
한겨울의 창밖은 을씨년스럽지만 눈이 소복이 쌓이면
조금은 따뜻한 풍경이 된다.
티비를 멀뚱히 보고 있다가 울컥해서 잠깐 눈물을 훔치는 사이
감정이 조금 나약해졌다.
오랜만에 눈물이 흘러 본인도 적잖게 놀라긴 했다.
내용도 잘 모르는 티비 드라마를 보고 있다가
얼토당토않게 눈물이 흐른다는 사실이 조금 벙벙할뿐.
손을 잡아주면 금새 괜찮아지는 마음이라 다행이긴하다.
그래도 이내 웃을수 있는 마음이 있어서 고맙고 따뜻하다.
잃고싶지않은 하루하나추가,
너무너무 양많은 볶음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