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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잘하고 있나요? :: 2006/08/10 01:27
나, 잘하고 있습니까?
불현듯 떠오른 이야기들에
흔들리지 않고 나, 정말 잘하고 있나요?
오늘은 바보스럽게도 읽던 책이 2페이지만
남았다는 것도 알지못한채 그책을 들고 출근을
시도했어요,
지하철 출발하자마자 펼쳐든 책이 달랑 2장을
남겨두고선 그만읽으라는 신호를 보냈네요,
'아, 바보같이...'
20분을 내내 멍하니 서서 왔습니다,
꼭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는
금새 시무룩해지기 때문이지요,
언젠가 얘기했었죠,
연관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쏟아진 단어중
그 하나를 집어내어 정말 심오하게 생각한다고,
그리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런 사고들로
스스로 우울해지고 힘들어진다고,
걱정이 됐습니다, 오늘하루 내내,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어떻게 해야하나하고요,
갑자기 그 영화가 떠오르네요,
나비효과의 아류작이라고 하는 더재킷,
그 영화속 여주인공은 反사토라레마냥 타인의 생각을
모두 들을 수 있는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것들을 떨쳐내기위한 쉬지도 않고 무언가를
집중해서 읽어내려가는 행동을 감행하게 됩니다,
고통이었겠죠, 스스로에겐
한사람의 생각을 듣는 것은 괜찮겠으나 수없이 많은 인파들속에서의
그 능력은 환각을 일으킬 정도로 고통스러웠겠죠.
하지만 결국 여주인공은 그런 자신의 능력을
최고의 위치에서 최고로 활용할수 있는 자리에 앉게 됩니다,
그럼 나 역시 잘하고 있을 수 있는 걸까요?
,,,,,
숙제다했다- 흐흐,
미안하다 실망시켜서,
아, 머리좀해야겠다,
칠흙같은 머리좀 어떻게 해야겠다,
도대체 동네사진관은 문을 안열어요,
기타, 손톱, :: 2006/07/17 03:24

손톱을 짧게 잘랐습니다,
열손가락 모두는 좀 많아 아깝고해서 왼손 네가락만요,
몇년전 시커먼 매니큐어를 바르고 다닐때 그이후에는
늘 긴손톱을 고수하며 지냈는데,
균형이 맞지않아 자판을 두드리는 일도 여간불편한게아니네요,
저 위의 사진은 근 십오년전 제 재산목록1호로 등장했다 사라진
9만원짜리 기타입니다. 지금은 베스킨라빈스가 위치한
그자리에 그당시에는 음악사가 있었죠,
음반도 팔고, 악보도 팔고, 기타도 팔고, 간단간단한 악기들도,
지금기억하기로는 지금 베스킨의 사장님이
그 당시 음악사(이름은 영음악사) 사장님이었던것 같네요,
응암오거리에서 어무이랑 둘이서서 난울부짖으며,
구차한 별의별 모습을 다 모이면서 처음으로
시작부터 끝까지 '제것'인 이놈을 얻게되었습니다.
우리집 3층인가 옆집 3층인가 오후가 되면 매일같이
기타선율이 흘렀죠, 누군진 잘 모르겠지만 참 얌전하게
나른하게 연주해준다 생각했었는데,
어느날부턴가, 그당시 음악에 푹-빠져있을때였으니까,
저도 그것을 함 해보고 싶단 생각이 들더라구요,
안먹힐거 알지만, 어무이를 졸랐습니다.
한두달을 졸랐더니 옆집 오빠가 쓰던거라며
정말 촌스러운색깔의 상아색부터 흐릿한 분홍색으로 이어진 바디의
기타를 던져주더라구요,
그렇게 촌스러운 기타는 첨봤습니다. 조임부분도 완전 낡아버려서
헛도는 것도 몇군데고 암튼 좀더 졸라보기로 하고
일단은 그 촌스런 놈으로 도레미파솔라시도를
되도 않는 상대음감으로 찾아 퉁겼습니다,
기타를 준 아주머니께서 어무이한테
아들 사춘기때 기타로 마음을 다잡아놨다 모 그런식의 얘길했나봅니다,
그렇게 어무이는 영음악사에서 내게 저 위의 저놈을 선물해주면서
'사춘기'를 꽤나 강조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정선의 기타교실1'로 독학을 해서 칭칭거리는,
절대 곱거나 맑거나 부드러운 선율은 선사하지 못하는 어설픈 실력으로
고등학교때 써클 신입생환영회에서 이놈을 연주했나봅니다,
그제 앨범을 정리했는데, 사진한장이 나오더라구요,
유진이는 마이크를 들고 서서 딱딱한 표정으로 노래를 부르고,
저는 의자에 앉아서 덩치만한 이놈을 끌어안고 열중하고,
이놈에다가 마이크를 대주고 있는 힘겨운 은숙의 모습까지,
절대 조화롭지 않은 세사람의 모습이 한장의 사진속에 있었습니다,
비도 많이 오늘 날이고 해서 음악을 듣고 듣다가
기타반주의 aubrey 를 반복하다가,
옷장 구석에 콕 쳐박혀 있는 나름 사랑해주던 이놈이 생각나서
구석구석 먼지가 앉은 이놈을 끄집어 내봤죠,
c코드 밖에 생각이 나질 않아서,
대충 맞춰놓은 도레미파솔라시도 그것도 이젠 무슨 단조마냥
음들이 죄다 반음이상씩 떨어져 있어서,
오늘도 되도 않는 불안한 음감으로 조율을 해봤습니다,
긴 손톱으론 코드를 짚을수 없기에 아쉬움없이
짧게 깎아버렸습니다,
오늘은 이놈을 꼭 한번 만져보고 싶었으니까요-
30분간을 씨름해봤지만,
예전에도 어설프고 서툴렀던 그것이, 십년이 지난 지금이라고
뭐 달라진거 있겠습니까, 금새 손끝은 빨갛게 자국이 졌지만
그래서인지 그게 아닌지 몰라도 서운하더라구요,
그당시에도 어설프고 서툴렀고, 지금역시 그러한데
유독 오늘이 더 서운하더라구요,
기타 역시 십여년의 세월이 무색하리만큼 깔끔하게
자기색을 유지하고 있는데
유독 오늘이 더 서운하더라구요,
한곡도 제대로 연주못했답니다,
손끝도 많이 아팠을뿐더러, 기억나는 코드도 없을뿐더러,
이놈이 지금은 내 재산목록 1호가 아니어서 그랬나요,
기억하는 8마디 중에 딱 3가지 음만 제대로 기억나서 그랬답니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것이,
이렇게 갑작스레 해보고싶은 것들과
이렇게 갑작스레 해도되는 것들이 좀 많네요, 제게는,
그래서 그나마 다행인것같네요,
휴-일기도날리다



